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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만

파나마운하의 태평양 거점항 발보아




 ‘운하의 나라’인 파나마에서 가장 큰 항만이 발보아다. 이 항만은 태서양과 태평양을 잇는 파나마운하의 태평양 쪽 입구에 자리했다. 대서양 연안의 만사니요항, 콜론항 등과 함께 중요한 국제항만으로 손꼽힌다. 수도 파나마시티의 국제항이자 남아메리카 서해안과 캐리비안 지역의 물류중심 구실도 하고 있다. 발보아란 이름은 1509년 파나마에 상륙하고, 1513년 유럽인 가운데 처음으로 다리엔 지협을 통과해 태평양을 발견한 스페인의 탐험가 바스코 누녜스 데 발보아를 기념하기 위해 지어졌다.


주요시설과 물동량
 중남미와 북미를 연결하는 교차로이자 해상 운송의 요충지인 파나마에서 발보아항은 1914년 완공된 파나마운하의 대서양 쪽 입구 크리스토발항과 함께 파나마항만회사(Panama Ports Company)가 관리하고 있다. 이 회사는 1997년 파나마 정부로부터 두 항만을 운영하기 위한 승인을 받았으며, 두 항만을 연결하는 철도도 운행 중이다. 인근에 파나마에서 가장 큰 선박 수리조선소가 있는 등 입지도 좋은 편이고, 물동량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따르면, 파나마시티에서 남서쪽으로 10㎞ 떨어진 발보아항에선 선박 수리 조선 단지와 유류 기지, 예선 서비스 등이 운영되고 있다. 인근 브라스웰 수리조선소는 파나막스급 선박의 수리가 가능한 드라이 독(Dry Dock)을 갖추었다. 여객 부두와 벌크, 컨테이너, 잡화 등을 처리하기 위한 발보아항의 선석 수는 총 19개이며, 컨테이너 터미널은 5개 선석에 컨테이너 크레인 수는 9대. 2000년 개장한 발보아항 컨테이너 터미널은 파나마에서 가장 중요한 터미널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발보아항은 특히 공컨테이너 재배치(Repositioning)에도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공컨테이너 재배치란 컨테이너에 화물을 적재하기 위해 내륙컨테이너기지(ICD)로 이동시키는 것을 뜻한다.

 발보아항의 2001년 컨테이너 처리 실적은 38만TEU에 불과했다. 그러나 터미널 확장 계획에 따른 시설 현대화를 거쳐 컨테이너 처리능력이 빠르게 늘어났다. 2007년엔 6500TEU 포스트 파나막스급 머스크라인 소속 컨테이너선이 처음 접안했다. 2006년(98만9000TEU 처리) 이후 2011년까지 발보아항의 컨테이너 처리 실적은 연평균 26.7%나 늘었다. 2011년 발보아항은 323만2000TEU의 컨테이너를 처리하며, 세계 37위를 기록했다.

 운하 덕분에 파나마는 브라질에 이어 중남미에서 두 번째로 많은 컨테이너를 처리하고 있다. 태평양과 대서양 연안에 건설된 파나마의 국제항만 가운데 발보아항의 컨테이너 처리량이 가장 많다. 2010년의 경우 파나마 전체 컨테이너 처리량은 550만TEU였는데, 절반이 넘는 275만9000TEU가 발보아항에서 처리됐다. 2011년 실적(323만2000TEU)은 파나마 전체 컨테이너 처리량(660만3979TEU)의 절반을 약간 밑돌았다. 현재 진행 중인 파나마운하 확장공사가 완료되면, 발보아항의 컨테이너 처리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비해 새로운 컨테이너 터미널이 개발될 예정이다.

파나마운하 확장 대비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은 발보아항 개발 계획에 대해 ‘PSA 파나마 국제 터미널(Panama International Terminal)’과 ‘멜론즈섬 유류 터미널(Melones Island Oil Terminal)’ 프로젝트가 있다고 전했다. PSA 파나마 국제 터미널은 발보아항 인근 미국의 해군기지 터를 새로운 컨테이너 터미널로 개조해 운영하고, 기존 부두는 유류 벙커 터미널로 바꾸어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멜론즈섬 유류 터미널은 바지선 4척이 정박 가능한 수심 3.9m 부두와 210만 배럴 규모의 탱크 18기를 포함한 새로운 유류 벙커링 터미널 건설 프로젝트다.

 지난해 11월 코트라 파나마무역관은 파나마 정부가 운하 확장공사와 함께 3개 컨테이너 항만 증설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3개 가운데 발보아항에 직접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는 항만은 태평양 방면 코로잘(Corazal)이다. 이 항만에 대해 파나마무역관은 118㏊ 면적에 포스트-파나막스급 선박 4척을 처리할 수 있는 2개 하역부두 공사를 10억 달러 규모의 비용을 투입해 파나마 운하청(ACP)이 발주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코로잘 신항 건설을 반대하는 여론도 형성된 상황이다. 코로잘 신항 예정지와 파나마 운하의 미라플로레스 갑문의 거리가 너무 가까워 운하 운영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파나마 운하청은 최대한 운하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방법으로 코로잘 신항 공사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015년 파나마운하 확장공사가 끝나면, 파나마 항만의 물동량은 기존 시설로는 다 처리할 수 없을 만큼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확장 이전 파나마운하는 파나막스급까지만 통과했으나, 확장 이후엔 포스트 파나막스급도 통과할 수 있게 된다. 이와 관련해 리카르도 키하노 파나마 통상산업부 장관은 “현재 보유한 항구로는 운하 확장이 가져올 선박량 증가를 모두 감당하지 못할 것”이라며, 물동량 증가에 대비한 항만 증설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더 큰 선박의 통과가 가능해지면서 파나마운하의 물동량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기존 항만 확장과 더불어 새로운 항만 건설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파나마무역관은 “3개 항구 증설에 17억 달러 이상 투자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파나마 정부는 항만 증설을 통해 라틴아메리카의 물류 허브 입지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발보아항은 중남미와 미국 동부지역으로 수출되는 한국 상품의 환적항 구실을 하고 있다. 기존 2개 수로를 넓히고 1개 수로를 추가하는 파나마운하 확장 공사가 완료된 뒤, 발보아항으로 향하는 한국 상품이 늘어날 전망이다. 마이애미 무역관은 “현재 한-미 간 교역 물류는 대부분 미국 서부(LA 롱비치항 최대) 항만 기착 후 내륙 운송을 통해 바이어에게 운송”되는데, 파나마운하 확장 이후엔 해운 운송 비중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륙 운송이 길 경우 제품 파송이나 변질, 분실 등의 사고가 종종 있는 것으로 나타나, 대형 컨테이너선 운항이 가능하고 물량 처리 효율성이 증가하면 해운 운송을 선호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마이애미 무역관의 분석이다.

 마이애미 무역관은 “미국 동부와 남부 바이어의 요청에 따라 파나마 운하 확장 이후 동부지역 항만을 통한 한-미 간 교역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우리 수출기업은 창고, 물류센터, A/S 부품센터 등의 운영에서 중장기 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글. 이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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