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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만

지역주민 원성사는 Dirty Port 인천항

인천항은 올해 개항 130년을 맞는다. 그러나 이러한 역사와 전통의 인천항이 최근 축제분위기는 고사하고 주민과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지역사회와 더불어 한다는 인천항만공사의 구호가 구차해 보이는 대목이다. 요체는 인천항 내항 8부두의 용도 변경을 둘러싼 갈등이다.

인천 중구 시민들은 40여 년 간 분진과 소음으로 많은 고통을 준 8부두를 올 4월 하역장 임대 만료가 되는 시점에 맞춰 시민들의 품으로 돌려주길 원하고 있다. 이미 몇 년 전부터 요구해온 사안이다. 시민대책위원회가 구성되어 여전히 활동 중이다. 인천항의 오염으로 건강위협은 물론 생활조차 불편한 게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8부두는 원목과 시멘트, 펄프 등이 주로 하역되는 곳으로 소음과 분진 때문에 인천항을 더티(dirty) 포트로 낙인 찍은 주범이다. 8부두의 임대사업자는 CJ대한통운과 영진상사들로 올해 4 30일 계약이 만료되는데, 시민들의 요구를 무시하고 국토해양부가 계약 연장을 해준 것이다. 계약은 통상 5년이니 주민들은 공해의 고통을 5년을 더 견뎌야 하는 셈이다.

내막을 따지고 보면 이유는 부두임대료와 하역사에 대한 눈치보기다. 1년에 23억 원에 달하는 부두임대료 수입에 집착하다 보니 주민들의 요망을 무시한 것인데이 과정을 복기해 보면 당국은 시민의 입장보다 하역사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다시 말해 하역사가 인천항만공사로서는 더 소중하다는 결론이다.

주민들은 장기간 악취, 소음, 먼지, 공해로 시달려왔기에 더 이상은 참기 어려워 건강상 쾌적한 생활공간을 요구해 온 터이다. 시민으로서 당연한 권리이다. 주민에게는 건강 및 행복추구권이 있다. 더욱이 부두는 정치적 논란의 공간도 아니다. 시민광장 추진위원장인 하승보 인천 중구의회 의장은 간단한 문제다. 주민들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고 대체 부두도 만들어 놨으니 옮기면 되는 일인데 인천항만공사가 주민들 건강을 고려치 않고 하역사 눈치만 본다.”고 지적한다.

바다와 인접한 부두를 문화공간으로 바꾸어 시민광장으로 만들겠다는 게 시민들의 단순한 바람이다이는 타당한 요구이고 시대 흐름에 맞는 요구이다. 8부두는 부두로서의 기능을 이미 오래 전에 상실했다는 것이 객관적인 평가다. 그리고 이전에도 용역보고서를 통해 친소문화공간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결론이 났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수용하지 않고 미적대다가 돈 들여 작성한 보고서를 쓰레기통에 집어넣은 격이 되었다.

지난달 클린포트 국제컨퍼런스 참석차 내한한 미국 롱비치항의 크리스 라이틀 청장은 지역 주민과의 유기적 소통이 클린포트의 핵심이라고 정의했다. 주민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고 좋은 것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갈등의 문제를 끝까지 이해시키는 소통을 통해 서로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항만을 청정하게 하는 것이 지역 주민들과 지속 가능한 발전의 골간이라는 것이다. 롱비치는 클린 트럭 프로그램 등을 통해 항만의 청정을 이뤄 지역사회와 더불어 하는 항만으로 글로벌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이러한 사례에 비추어 볼 때, 인천항을 책임지는 인천항만공사의 태도는 지역 주민의 여망을 저버리는 태도이고 이는 항만공사가 지향해야 할 가치인 지역사회와 더불어 하는 항만으로서 낙제점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연탄 몇 장 갖다 주고 말로만 지역사회와 더불어 한다고 생색 낼 게 아니라 지역 주민의 집단적인 요구가 무엇인지 귀 기울이고 방향을 찾는 적극적인 자세가 중요하다. 행여 임대 수입 때문에 경영성과를 내려고 그런 결정을 했다면지역주민의 건강을 담보로 자신들의 입신을 도모하려는 이기적인 처사라면 비난 받아 마땅하다.

인천항만공사에 묻는다. 지역주민이 이렇게 고통을 호소하고 부두 개방을 요구하는데 현재의 환경오염투성이인 채로 하역을 계속할 것인가? 귀를 계속 막는다면 주민들의 고통을 방치하는 아주 몰염치한 짓이다. 인천항 8부두는 시민들의 품으로 돌려주어야 한다. 그것이 클린포트로 거듭나는 첫걸음이다.

 


쉬퍼스저널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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