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창오리 사이보그 되다
가창오리. 수만 마리가 군집을 이루어 산다. 떼를 지어 나는 모습이 장관인지라 주로 군무 사진들로 유명한데 자세히 보면 꽤 덩치도 크고 예쁘게 생겼다. 얼굴에 노랑과 녹색 태극무늬가 있어서 북한에서는 태극오리라고 불리기도 한다.영어 명 Baikal Teal. 이름 그대로 바이칼 호에서부터 시베리아를 거쳐 한국 땅에 들어와 겨울을 난다. 바이칼 호수에서 우리나라까지 장장 4천 킬로미터의 거리를 쉬지 않고 꼬박 일주일 가량 날아온다. 장거리 비행을 대비해 먹이를 잔뜩 먹고 몸을 부풀린다고는 하지만 엄청난 스태미너이다. 그 가공할 생명체들이 지난 달 수만마리씩 집단으로 떼죽음을 했다고 한다.정초부터 한반도를 강타한 조류독감 파동의 주 발생원인이 겨울철 대표철새인 가창오리로 파악됐다. 가창오리는 겨울 강변을 아름답게 수놓는 관광자원에서 닭과 오리를 집단 폐사시키는 병균의 보균자로 신세가 급전락했다. 떼죽음당하고 있는 가창오리를 보러 철새도래지를 찾는 사람들이 없어졌음은 물론이다. 가창오리를 생각하기 보다는 치킨집에서 치킨을 먹어도 되느냐 안되느냐 하는게 인간사회의 관심사일 뿐이다.그런데 비슷한 시기에 한국에서는 조류독감 못지않은 악성바이러스가 퍼졌다. 1억명이 넘는
- 김지태 칼럼리스트
- 2014-01-29 1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