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고촌에 자리한 경인아라뱃길 터미널은 이명박 정부 시절에 야심 차게 삽질을 한 4대강 토목공사 중 하나입니다. 경인운하로 시작하다가 경인아라뱃길로 바뀌었습니다.총 사업비 2조 2,500여 원을 들여 만든 이 뱃길은 폭 80미터, 수림 6.3미터로 500톤 규모의 화물선 두 척이 양방향을 다닐 수 있는 규모입니다. 경인운하를 따라 36킬로미터의 자전거 도로와 경관 도로가 있습니다. 휴일이지만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차량도 별로 다니지 않는 도로는 한산하기만 한데 이정표만 외롭게 서 있는듯합니다. 물 위에는 손님 없는 요트만 묶여 출렁거릴 뿐 영화에서 볼 수 있는 요트를 타고 망중한 즐기는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뱃고동 소리가 들려 터미널 쪽을 바라보니 유람선이 눈에 들어옵니다. 유람선이 다니고 있다는 것이지요. 이렇게 돈을 많이 들여 경인아라뱃길을 만들어 놓고 경제성이 앞으로도 크게 낮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죠. 여객 수송을 92만명 예측했으나 실제 23만명 밖에 이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아라뱃길 사업의 낮은 경제성 탓에 수자원공사가 재정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지속관리가 어렵게 되고 수질이 심각하게 악화할 수도 있음은
전남 신안군은 섬나라입니다.천사의 섬이라고 불리는 데 그게 섬의 숫자가 1004개나 된다는데서 유래했다지요.정말 섬이 많습니다.점암 여객선 터미널에는 화장실이름에도 천사가 붙여졌는데아주 흥미로운 작명입니다.5월 봄날 임자도 가는 페리선은 분주합니다.페리에는 40여대의 자동차와 어느 축하 행사장에 가는 화환도 실리고....중절모의 노 신사분도 페리에 몸을 실었습니다.임자도 가는 길에 수도라는 작은 섬에도 잠시 들렀습니다.작은선이지만 사람도 살고 생명도 키워 내고 있죠. 큰것에서만 세상사가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는평범한 생각에 잠깁니다. 넘실거리는 남도 바다 참 좋습니다.바다내음이 이렇게 상큼한 것도 오랫만에 맛보는 향기입니다.바다가 전해주는 가공하지 않은,엄마 젖무덤같은 그대로의 내음.지금 그런 것들이 간절한 시대죠.담백하고 ,과장되지 않고 , 소박하고, 질박한 생활과 삶 그리고 관계......임자도는 큰 섬입니다. 섬에 당도하니 섬같이 느껴지지 않는군요.섬에서 육지를 보면 육지가 섬처럼 보이듯이 말입니다.봄날은 간다고 그 아름답던 튜우립은 흔적없고 저 멀리 바다만 아스라히 보입니다.아직도 봄날인데 튜우립은 먼저 봄을 작별했네요.모든 꽃의 개화시기가 다르니 말입
예전 라디오 DJ로 이름을 날린 황인용의 인터뷰 기사를 읽었습니다. 요즘 파주에서 음악실을 한다는 근황을 전하는 그가 말한 내용 중 인상 깊은 대목이 있어 공유하고자 합니다."옛날에 인기도 끌고 유명해져서 우쭐하기도 했지만, 생각해 보니 결국은 남의 덕에 산다."그의 결론이었습니다. 그에 대한 설명으로 최근 음악을 듣는 느낌이 많이 다른데 음악을 듣다 보니 "아 다른 사람이이렇게아름다운 음악을 만들어놓지 않았으면 이 즐거움을 내가 어떻게 누리겠는가."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음악 듣는 일이 더욱더 즐겁고 감사하다." 그는 전합니다.맞습니다. 우리가 못 깨닫고 살아서 그렇지 남의 덕에 사는 게 분명합니다. 너무도 당연해서알지 못하고살고 있는가요. 자연이 있으니 온갖 야채를 먹을 수 있고, 부모가 있으니 내 몸이 태어났고, 비행기가 있으니 먼 나라로 여행을 갑니다. 당연하다 여기겠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단순한 게 아니지요. 실제 사인 간에도 서로 고마운 일이 있는데 우리는 조금만 섭섭하고 뒤틀리면 감사를 잊고 남을 찌르고 고자질하는 게 익숙해져 있죠. 그런 걸 종종 정의로 포장해 고소 고발이 남발하는데 남을 이해하지 못하고배려하지 못한 이기주의의 단면입니
강원도 고성군 황종국 군수는 요즘 맘이 편치 않습니다. 지속가능한 판로 개척에 애로를 겪고 있는 어민을 생각하면 앞이 캄캄하다고 합니다. 말짱 도루묵이라는 말처럼 원 상태대로 되돌아간 그 도루묵 때문에 고을의 책임자인 황 군수뿐 아니라 요즘 동해안 어민들이 울상입니다.고성군 거진항의 겨울철 주 어종은 명태였습니다. 그러나 명태 구경한 지가 오래되었고 환경이 변화되어 명태가 안 잡힙니다. 꿩 대신 닭이라고 그나마 도루묵이 많이 잡히는데 문제는 판로입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도루묵도 상물림의 말짱 도루묵이 아니라 귀한 대접을 받고 일본까지도 수출했는데 왜 사정이 이렇게 악화되었을까요?지난 겨울 갑작스레 도루묵이 많이 잡혔기 때문이랍니다. 풍어의 기쁨도 잠시 가격폭락으로 생산비도 못 건질 지경에 이른 것이죠. 고성군의 지난 겨울 도루묵 어획량은 전년도보다 200톤 가량 많습니다. 많이 잡히다 보니 값은 폭락해 소득이 30퍼센트 가량 줄었다죠. 지난 겨울 거진 방문 때 썰렁했던 시내 분위기가 떠오릅니다.안 잡혀도 탈, 많이 잡혀도 탈인 게 바다의 물고기입니다. 이에 고성군은 행정지원 차원에서 도루묵 판로를 찾아 판촉을 전개하고 있는데, 실적이 영 신통치 않다고 합
교황청은 독특한 체제를 가지고 있는데 대표적인 게 ‘콘클레베’라는 교황 선출방식이죠. 한 장소에 입장해 토론 없이 투표로 선출될 때까지 회의하는 시스템인데, 이번 신임 교황인 프란치스코 교황 역시 그런 절차를 밟았습니다.의외의 인물이 되었다고 언론들은 평했는데 그건 단지언론의 시각이고 청빈, 금욕이 상징인 새 교황은 선출되자마자 봄바람처럼 상큼한 회복을 주고 있습니다. 꼭 가톨릭 신자가 아니더라도 그의 메시지와 태도에 공감하고 행동에서 감동을 합니다.새삼 콘클레베라는 가버넌스에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토론 없이도 시대가 요구하는 교황을 마치 핀 세트로 집어 내듯이 선출하는 콘클레베는 반드시 토론이 좋은 결과를 도출해 낸다는 통념을 거부합니다. 토론은 민주적 절차로 당연시되지만 종종 서로 이해관계가 다른 것을 확인하는다툼의 자리로 변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토론했다는 요식행위로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때도 있죠. 토론 없이 선출해도 시대가 요구하는 교황을 선출하는 동력은 다름 아닌 시대가 가야 할 방향에 대한 암묵적 합의를이끌어 내는 무언의 힘이 아닌가 여겨집니다.전임 교황 때여러 불미스런 일로 가톨릭은 타격이 컸고 그 점에서 분위기 일신을 위한 조치가 필요한 차
세상에 법의 종류도 여러 가지입니다. 툭하면 법을 제정해서 문제를 해결한다고 하니 법의 양산이 불가피한 측면도있습니다.맥주제조 관련 ‘순도법’이라는 게 있습니다. 순도법(Purity Law)은 아마도 식품법 중 가장 오래된 법 일겁니다. 괜찮은 법이죠. 독일말로 Reinheitsgebot, 맥주제조에서 물, 보리, 호프 이외의 일체 다른 첨가물을 넣어서는 안 된다는 포고령인데, 1516년 당시 바바리아에서 선포되어 전 독일에 적용된 일종의 식품 제조법입니다.3가지만 넣고 맥주를 빚어야 순도 좋은 맥주라는 지침이죠. 물론 이 법은 현재 절대적인 효력을 잃었습니다. 유럽연합이 독일에 이 법의 개정을 요구해 1993년부터 이 규정이 완화되었습니다. 이유는 독일 맥주 순도법이 역내 자유무역을 저해한다는 판단에 따라 그렇게 된 것입니다. 그렇다고 맥주 순도법이 사라진 것은 아니고 지금도 500년도 넘은 제조법에 따라 만든 맥주가 많습니다. 물론 이전보다 완화된 처방에 따라 다른 첨가물을 넣은 맥주도 다양하게 나오죠.요즘 거침없이 시장을 확장해 가는 세계맥주 주점에 가서 크롬바허(Krombacher)라는 독일 맥주의 병 딱지를 보면 '1516년 독일 맥주 순도법 처방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