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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ShippersJournal

“대형 재난시 선박 및 항만시설 활용해야”



 지난 11월 포항에서 발생한 진도 5.4의 지진은 1978년 대한민국 지진 관측 이래 두번째로 큰 규모였다. 총 1,000여 명이 대피했으며 피해액은 820억 원에 달했다. 이와 같은 국가 재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재난현장에서의 생활필수품 부족과 열악한 위생환경이 시급히 해결해야할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일본의 경우, 기능별로 6개의 재난 방지 거점을 지정하여 재해 복구와 현장 지원을 돕고 있다. 우리나라도 선박 및 항만시설을 활용하여 재난 방지 거점을 구축하고, 이를 통해 재난 현장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일본은 임해부가 편성한 거점 방재 메뉴얼에 따라 대규모 재난 발생 시 활용하기 위한 안벽, 유후 공간, 수송로를 확보하고 있다. 재해로 인해 도로가 유실되었을 경우, 내진강화안벽을 이용하여 구호 물품을 공급받고, 재난 복구를 위한 지휘소, 연료 보급, 임시 숙소, 피난지, 긴급 물자의 임시 보관·분리를 위한 공간 등 구원·복구를 위한 각종 활동의 거점으로 항만 녹지 등의 열린 공간을 활용하고 있다. 또한 확보된 수송로를 활용하여 원활하게 배후지역으로 구호물자를 수송한다.


 항만 시설뿐만 아니라 선박을 활용하여 물자의 수송, 대피소, 숙영지, 의료를 위한 병원 등 다양한 역할을 통해 구호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선박은 지역주민의 피난장소, 응급의료시설, 급식시설 및 주민의 운송을 위한 수단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진 등 대형 국가재난에 대비해 항만 등을 재해방재거점으로 지정해야 하며, 선박과 항만을 이용한 세부 긴급물자 수송 및 구호활동 지침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포항 지진으로 보는 재난 대응 문제점


 국민재난안전포털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국가 재난 건수는 2007년 2건에서 2016년 12건으로 연평균 48% 증가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해 11월에는 포항에서 역대 두 번째 규모의 지진이 발생하여 지진으로 인한 피해 중에서는 가장 큰 손실을 가져왔다.


 총 520세대, 1,059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포항 지진 대응의 사례를 돌아보았을 때, 이재민 임시 주거공간에는 세 가지 문제점이 제기되었다. 첫째, 재난 현장에서의 생활필수품 부족과 열악한 위생. 이는 이재민의 건강관리 차원을 넘어 생명유지와 직결될 수 있는 문제이다. 둘째, 임시 주거공간 내 소통 공간의 부재. 이로 인해 대응 기관의 정보가 명확하게 전달, 공개되지 않아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이 존재했다. 셋째, 이재민 간 고유공간의 미확보. 따라서 치안 문제 및 외상 후 스트레스와 같은 2차 피해가 발생할 위험이 있었다. 실제, 동일본대지진 당시, 대피소의 이재민 3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1개월이 지난 시점에서는 생활필수품에 대한 요구가 많았지만 2개월 이후에는 거주 공간의 프라이버시에 대한 요구가 증가한 것을 볼 수 있었다.






포항 지진에 따른 이재민 대피소 운영 현황


 지난 11월 15일 포항에서 진도 5.4의 지진이 발생한 이후로 한 달 동안 약 410곳의 사유시설 피해가 발생했고 총 피해액의 규모는 820억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지진 발생일, 포항의 흥해 실내 체육관에는 1,000여 명이 대피했다. 이후 계속되는 여진으로 피난이 장기화 될 것으로 전망되었고, 이에 따라 내부청소 및 방역작업이 실시되고 사생활 보호용 칸막이가 설치되었다. 구호물품 박스, 생수 재고량 및 음료용 온수 등이 부족하여 이재민이 불편을 호소하기도 했다.


 2018년 2월 11일, 여진으로 포항 흥해 실내 체육관의 구조물에 피해가 발생했다. 점검 결과 건물 옥상의 외벽 패널 불량, 내부 천장을 지지하는 철제 구조물 변형 등 문제가 발생했다. 흥해 실내 체육관은 2003년 4월에 준공되었는데, 당시 내진 설계 의무 기준에는 미치지 못해 내진설계는 되어 있지 않았다. 하지만 이재민의 대피소 이전 반대로 인해 천장의 대형스피커 제거, 그물망 설치 등 안전 조치와 건물 내·외벽 구조진단이 실시되었다.






중장기 지진대피소 지정 및 관리ㆍ운영 필요


 국민안전처가 지난 해 발행한 9.12 지진백서에 따르면 9.12 경주 지진 발생 시 이재민 대피시설은 내진성능을 고려하지 않고 풍수해만을 대비하여 지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항 지진에 대비한 이재민 대피시설 역시 내진 설비가 갖추어 지지 않았으며, 이로 인해 제도적 차원의 지진대피소 지정 및 관리 운영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이는 안전 문제뿐만 아니라 앞서 포항 지진 이재민에 의해 제기된 임시 주거공간의 문제들을 반영, 분석하여 계획되어야 한다.






항만시설을 이용한 일본의 지진 대책


 일본은 임해부의 계획아래 재해에 대응하기 위한 방재 거점을 체계적으로 구축하고자 했다. 방재 거점이란 피해를 입은 재해지의 복구 및 부흥을 다양한 관점에서 지원하기 위한 거점을 의미하며 일본은 이를 기능에 따라 6개로, 다음과 같이 분류하였다: 1) 광역 진출 거점, 2) 진출 거점, 3) 구조 활동 거점, 4) 항공 반송 거점, 5) 광역 물자 수송 거점, 6) 해상운송 거점.






 연안 지역의 방재 거점은 배후지역의 인구 규모가 아닌, 해당 지역 방재에 필요한 수요에 맞추어 계획되며 내륙에 위치하는 방재 거점의 정비 상황과 연계성 등이 고려되어야 한다. 기본적으로는 물자 공급을 위한 내진강화안벽, 다용도로 사용 될 수 있는 Open Space, 물자 수송을 위한 임항도로가 방재 거점의 구성시설에 해당한다. 이외에 재해지로부터의 대피를 위한 대기 시설, 긴급 물자의 보관·비축 시설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광역 피해 또는 심각한 피해로 인해 지자체 단독으로 대응이 불가능 할 때에는 국가 및 지방공공단체가 협력하여 적절한 응급복구활동을 펼치게 된다. 응급 복구 및 구호 활동 체계를 사전에 확립하여 육상으로는 긴급 수송로, 해상으로는 선박을 이용한 보급로를 확보했다.






 일본은 항만 시설뿐만 아니라 선박을 활용하여 구호 활동을 돕고 있다. 동일본 지진 당시, 대형 범선 카이오우마루(海王丸) (총 톤수 2,556톤)는 후쿠시마 현 오나하마 항에 입항하여 이재민 및 지진 복구 관계자에게 선내 식사, 목욕, 숙박 등의 서비스를 제공했다. 또한 일본의 초고속선 테크노 슈퍼 라이너(총 톤수 1만 4,500톤)은 미야기 현 이시노마키 항에 입항하여 지진 복구에 힘을 보탰으며, 기본적인 생필품 뿐만 아니라 어린이 놀이시설과 같은 편의시설도 제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위와 같은 일본의 사례 속에서 한국은 두 가지 시사점을 찾을 수 있다. 첫째, 일본의 임해부 재방거점메뉴얼과 같이 재해를 방지, 복구하기 위해 항만 시설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를 활용하여 방재 거점을 체계적으로 구축하고 실행해야 한다. 둘째, 항만시설에 국한하지 않고, 선박을 활용하여 물자의 수송, 대피소, 숙영지, 의료를 위한 병원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필요가 있다.






항만시설 및 즉시부두시설(PPF)을 활용한 재난대응 체계 마련


 국내 재난 관련 법률 및 매뉴얼을 살펴보면 유사시 항만시설을 이용하여 재난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은 전무하며 대부분은 피해규모 감소, 확산 방지, 시설복구, 피해보상 등에 초점에 맞춰져 있다. 이는 부산항만공사, 인천항만공사 등에서 수립한 재난 대응 매뉴얼을 살펴봐도 크게 다르지 않다. 자체 항만시설의 안전관리계획을 수립하고 있을 뿐, 이를 구호 활동에 활용하는 방안은 명시되어 있지 않다.


 즉시부두시설(prompt port facility, PPF)이란 잉여 중고선박을 발전·담수 기능을 갖춘 항만으로 개조한 복합 해양플랜트를 의미한다. 이는 지역별 특성 또는 수요자의 요구 기능에 따라 부두 설비로서의 주요 기능을 수행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발전, 담수, 주요 자원의 저장(식수, 유류, 곡물), 항만 관제, 소형교육의료 설비, 거주, 및 정원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시설이다.


 앞서 선박을 구호 활동에 활용한 일본의 사례와 같이, 국내에서도 최근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즉시부두시설을 활용하여 대형 재난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즉시부두시설은 특히, 발전, 의료, 숙식제공, 담수화 등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국내에 존재하는 486개의 유인 도서지역의 재난 구조 및 지원 활동에 즉시부두시설이 기여할 수 있는 바는 매우 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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