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회담 앞둔 美·中, USTR 제재 방향에 조선·해운업 ‘이목 집중’

  • 등록 2025.05.09 11:5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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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칭다오 무역항 [사진=신화통신]


미국과 중국이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 이번 회담이 장기화된 무역 전쟁을 휴전 또는 종전 국면으로 전환할 전기가 될 수 있을지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양국 갈등의 직격탄을 맞은 글로벌 해운업계는 협상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로이터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부 장관과 허리펑 중국 경제 담당 부총리는 오는 10(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만나 무역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145% 추가 관세를 부과한 이후 첫 고위급 회담이다. 당시 중국도 미국산 수입품에 최대 125%의 보복 관세로 맞서면서 양국 간관세 전쟁은 최고조에 달했다.

 

미국은 최근 인공지능(AI)과 로봇 산업에서 급부상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고성능 반도체 수출을 통제했고, 이에 맞서 중국은 첨단·군수산업의 핵심인 희토류 등 주요 광물 수출을 제한했다. 이 같은 상호 규제는 글로벌 공급망 전반에 심각한 불확실성을 초래하고 있다.

 

이번 무역 전쟁은 해운업계에도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 미국은 중국산 선박에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는 ‘USTR(미국 무역대표부) 제재를 시행했고, 이는 해운시장과 글로벌 공급망 구조에 구조적인 충격을 주고 있다. 한국해양진흥공사는 “USTR 제재는 향후 상호 관세 조치나 투자 제한 등 추가적인 무역 조치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번 회담에서 양국이 입항 수수료 문제를 공식 의제로 다루지 않더라도, 관세 압박 수위 조정만으로도 해운업계에는 직접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로 미·중 양국이 부과한 고율 관세로 제품 가격은 많게는 두 배 이상 상승했고, 이는 소비 시장 위축과 해운 물동량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컨테이너 운임 지수는 이미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한국형 컨테이너 운임지수(KCCI)는 미·중 무역 전쟁이 본격화한 올해 1월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KCCI는 지난 1 6 3480포인트에서 지난달 21 1767포인트로 급락하며 반 토막이 났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 역시 같은 기간 2505.17포인트에서 1347.84포인트로 46%나 급락했다.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2023년부터 시작된 컨테이너선 대량 인도 추세가 2027년까지 이어지며 운임 하락 압박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회담에서 구체적인 합의 도출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협상은 장기 협상의 서막에 불과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양국 간 줄다리기는 수개월 이상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만, 양국이 대화의 물꼬를 튼 것만으로도 긍정적인 신호라는 분석도 있다. 갈등의 강도를 낮추기만 해도 글로벌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8(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특히 최근 미국과 영국 간 관세 협상이 타결되면서 이번 미·중 회담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미국은 영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연간 10만 대 한정으로 25%에서 10%로 인하하고, 철강·알루미늄 관세는 아예 철폐하기로 했다. 이에 영국은 자국 시장을 미국산 에탄올, 소고기, 농산물, 기계류 등에 개방하기로 합의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관세 장벽과 입항 수수료 부과로 인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대응책 마련도 쉽지 않다영국과의 협상 사례처럼, 이번 미·중 회담에서도 일정 수준의 타협안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승준 기자 mediak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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