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불안 여전… 보험료 급등·항로 변경에 해운업계 긴장 고조

  • 등록 2025.06.28 08:4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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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 북부 무산담 반도 카사브 해안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항해하던 세인트키츠 네비스 국적 컨테이너선 마르사 빅토리호에 보트가 접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란-이스라엘 간 무력 충돌이 일시적 휴전에 접어들었지만, 호르무즈해협을 기점으로 한 중동 항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아지면서 국내 해운업계가 초긴장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보험료율 상승과 항로 변경이 현실화되면서 주요 선사들의 노선 운영에도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28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전쟁 발발 이전 선가 대비 약 0.2% 수준이던 페르시아만 항로의 해상 전쟁보험료율(War Risk Premium)은 무력 충돌 직후 0.7%까지 치솟았다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휴전 중재 소식 이후 0.4% 수준으로 다소 완화됐다. 그러나 이는 여전히 평시의 두 배 수준으로, 리스크 요인이 여전함을 방증한다.

 

이에 따라 HMM은 페르시아만 항로 운영 전략을 선제적으로 조정하고 있다. HMM은 현재 해당 항로에 컨테이너선 8척을 투입, 1항차 정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나, 이라크 움카사 항은 기항지에서 제외하고 있다. 또한, 사우디아라비아 담만을 사실상 운항 한계선으로 설정하고 있으며, 오만 소하르항을 대체 기항지로 활용하는 중이다.

 

선박 투입도 축소됐다. 기존 8척 중 23척이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던 것에서 최근 12척으로 감축 운항 중이다. HMM은 이달 30일 두바이 입항 선박은 예정대로 운항할 계획이지만, 상황에 따라 추가 조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고려해운 역시 두바이를 거점으로 한 항로에 7000TEU급 선박 2척을 투입하고 있으며, 현지 UAE 선사와의 공동운항 체제를 통해 총 7~8척 규모의 네트워크를 유지 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이 항로는 한국에서 수출되는 전자제품 및 생활필수품 위주 화물이 대부분이어서 운송 중단 시에도 현지에서 한 달 정도의 재고는 버틸 수 있을 것이라며그러나 장기화될 경우 선박 회항, 물류 차질 등 연쇄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이란 부셰르 원전 인근에서 발생한 전파교란도 국내 선사의 항해 안전에 악영향을 미쳤다. 전파 간섭 반경은 최대 300km에 달해, 해협 항해 시 선박 레이다·항법 시스템의 정상 작동을 저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르무즈해협은 전 세계 해상 에너지 수송의 핵심 요충지다. 하루 약 2,000만 배럴, 전 세계 석유 물동량의 20%가 이곳을 통과한다. 한국이 수입하는 중동산 원유의 99%도 이 해협을 통해 들어오며,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현재 이 구간을 통과하는 한국 국적 선박은 총 32, 대부분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로 인해 해상 운임 및 보험료 등 부대 비용 상승 외에도, 해운사들의 운항 일정과 기항지 구성에 실질적인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DS투자증권 강태호 연구원은이란은 이스라엘의 공습 중단을 전제로 미국 및 주변국과의 협상 테이블에 나서려는 입장이라며단기간 내 해협 안정화는 어려운 만큼, 해운사들의 중동항로 리스크 관리가 지속적으로 요구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상상인증권 최예찬 연구원도이란이 제한적 군사 대응을 통해 휴전에 동의한 것은 핵능력 고도화라는 전략적 목표를 위한 시간 확보 차원이라며중동 해상 항로의 구조적 리스크는 향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국내 해운사들은 현재 휴전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향후 기항지 복원 및 운항 투입 전략을 유연하게 조정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해협 봉쇄 등 극단적 사태 발생 시를 대비한 시나리오도 마련 중이다.

 


국승준 기자 mediak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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