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MM 컨테이너선. [사진=HMM]
최근 1400선에서 횡보하던 글로벌 컨테이너 해상운임이 연말연시 물동량 증가 영향으로 다시 1500선을 넘어섰다. 크리스마스와 연말 소비 시즌을 앞두고 주요
항로에서 선적 수요가 늘어나며 운임이 반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해운업계에서는 계절적 성수기에 따른
단기 상승 흐름이라는 분석과 함께, 중장기적으로는 선복 공급 확대와 지정학적 변수 등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지난 13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상하이해운거래소가 전날 발표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1506.46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주(1397.63) 대비 108.83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SCFI가 1500선을 회복한 것은 지난 10월 말 이후 약 5주 만이다. 최근
수 주간 1400선 초중반에서 등락을 반복하던 운임 지표가 다시 반등 흐름을 보인 것이다.
노선별로는
미주 항로를 중심으로 상승폭이 컸다. 국내 주요 선사들이 주력하는 미주 동안 노선의 운임은 1FEU(40피트 컨테이너)당
2652달러로 전주 대비 337달러 상승했다. 미주
서안 노선도 1780달러를 기록하며 한 주 만에 230달러
올랐다. 연말 쇼핑 시즌을 앞두고 북미 수입 물량이 늘어난 데다, 일부
선사들이 선복 조절을 병행한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유럽 항로
역시 상승세를 나타냈다. 유럽 노선은 1TEU(20피트 컨테이너)당 1538달러로 전주 대비 138달러
상승했다. 지중해 노선은 2737달러로 437달러 급등하며 주요 항로 가운데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중동
노선도 1881달러로 100달러 오르며 전반적인 운임 상승
흐름에 동참했다.
반면 모든
항로가 상승 흐름을 보인 것은 아니다. 호주·뉴질랜드 노선은 1241달러로 전주 대비 35달러 하락했고, 남미 노선도 1486달러로 203달러
내렸다. 업계에서는 남미 노선의 경우 계절적 비수기 진입과 함께 선복 공급이 늘어난 점이 운임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수요 둔화와 공급 부담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항로별로
온도 차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운임
반등의 배경으로는 연말 소비 시즌과 함께 중국 춘절을 앞둔 선적 수요 증가가 꼽힌다. 통상 춘절을 앞두고
중국발 수출 화물이 앞당겨 출하되면서 12월부터 1월 초까지
단기적인 물동량 증가가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여기에 일부 글로벌 선사들이 연말 성수기를 감안해 운임
인상이나 할증료 조정을 시도한 점도 운임 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해운시장에서는
이번 반등이 추세적 상승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시각이 우세하다. 연말 성수기 효과가 소진될
경우 다시 운임 조정 국면에 들어설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특히
2025년과 2026년을 전후해 대형 컨테이너선 인도 물량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선복 공급 부담이 중장기적으로 시장에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항로를
둘러싼 지정학적 변수 역시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홍해 및 수에즈 운하를 둘러싼 긴장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부 글로벌 선사가 제한적인 시험 운항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안전 문제와 보험 비용 등을 고려할 때, 단기간
내 대규모 항로 정상화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국내 해운업계는
이번 운임 반등이 단기적으로는 4분기 실적 방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내년 이후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장기
운송계약 비중 확대와 노선별 선복 조정, 비용 관리 강화 등 보수적인 운영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연말 수요에 따른 일시적 운임 회복과
구조적인 공급 부담이 공존하는 국면”이라며 “시장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며 대응 전략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