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지난 2001년부터 11년간 지켜온 전 세계 조선산업 1위(수출액 기준) 지위를 지난해 중국에 내줬다. 조선업계가 최악의 시즌을 보낸 2012년 수출액 감소폭이 중국과 일본의 2배에 달하는 등 조선업발 위기감이 높아지자 산업계가 정부 차원의 과감한 금융 지원을 건의하고 나섰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7일 한국무역협회의 자료를 인용해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지난해 한국의 조선 수출액이 2011년보다 30% 급감하며 378억 달러에 그친 반면 중국은 392억 달러를 기록, 한국을 앞질렀다고 밝혔다. 그동안 월간 수출 추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중국이 한국을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은 나왔으나 연간 통계로 파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1년까지만 해도 한국은 541억 달러를 수출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 갔다. 하지만 지난해 전 세계 조선업 경기 위축과 국내 조선업계의 자금 유동성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수출액이 5년 만에 다시 400억 달러 밑으로 주저앉았다.
지난해엔 중국과 일본의 수출액도 각 10.3%, 14.6% 줄어들었지만 한국은 2배 이상인 30.1%가 감소하는 기현상을 보인 점이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한국 조선산업이 위기에 더욱 취약한 이유는 조선업에 대한 국내 금융지원이 경쟁국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하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힘들게 선박을 수주해 놓고 자금 부족으로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한상의는 “기술 경쟁력이 떨어지는 중국 조선업이 급성장한 것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한상의는 이에 따라 선박제작금융 활성화, 선박보증기금의 조속한 설립, 회사채시장 안정화 조치 등을 핵심으로 한 ‘조선산업 위기극복을 위한 정책지원 과제 건의서’를 기획재정부, 지식경제부, 금융위원회 등에 제출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최근 우리 조선업계는 중국보다 열악한 금융지원제도로 인해 ‘수주 따로, 수출 따로’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