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추석연휴 태풍 ‘매미’로 전국의 피해가 날로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지난 16일 정부의 잠정집계에 따르면 그 피해규모는 약 1조5천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이 조차도 피해조사가 완전히 끝난 것이 아니라 조사가 완전히 종결되는 시점에는 그 액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12일 태풍 ‘매미’가 부산지역을 강타하면서 부산의 자성대부두(2대 파손, 3대 이탈)와 신감만부두(6기)의 갠트리크레인 총11대가 무너지거나 괘도를 이탈해 전 해운인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폭풍이 온 시점이 추석연휴라 거의 대부분의 항만이나 부두에서 작업이 이뤄지지 않았고 부산에 기항하려던 선사들도 폭풍예보를 미리 접해 다른 항으로 옮겨가거나 공해상에서 대기 중 이어서 선박의 직접피해나 항만 근로자들의 인명피해는 가져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 시점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일단 폭풍은 지나갔고 우리에게 남은 것은 빠른 복구만이 남아있다. 본지는 이에 폭풍 ‘매미’가 지나간 후에 부산의 각 항만 및 국적선사의 피해정도를 집중조명하고 특히, 폭풍 후 우리부산항의 대외 신인도에 대해서도 조사해 봤다.(편집자주)
범 국가적 차원서 외국적선사 피항 만은 막아야
이번 폭풍으로 인해 부산항은 초 비상사태에 돌입했다. 특히 자성대와 가장 최근에 개장한 신감만 부두의 크레인 붕괴는 아주 큰 충격이었다.
특히 두 부두의 연간 물동량 처리가 부산의 전체 물동량의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올해 부산항의 목표였던 컨테이너 처리 1천만TEU는 사실상 불가능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가장 피해가 심한곳은 신감만부두로서 7개의 크레인 중 6기가 무너져 내려 현재 거의 조업이 중단된 상태이며, 남아있는 1개의 크레인은 현재 정상 조업중이기는 하지만 유명무실한 상태이다.
신감만부두의 크레인 7기는 지난 2001년 준공 당시 한진중공업에서 설계*제작해 대우건설(주)에서 토목공사를 실시한 것으로 제작 당시 해양부는 크레인의 최대풍속을 50m/Sec로 규정한 바 있다. 이는 외국의 경우에 비추어볼 때 훨씬 못 미치는 치수이다.
특히 진난 12일 기상청에 따르면 부산항의 최대풍속은 42.7m/Sec로 조사돼 현재 조사가 완전히 끝나봐야 그 지위여부를 판가름 할 수 있겠지만 향후 제작사(한진중공업)와 시공사(대우건설)간의 자잘못을 따지는 문제는 향후 야간의 이슈로 작용될 전망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로 인해 나날이 바닦으로 하락하는 부산항의 대외 신인도 문제이다.
지난 16일 신감만부두 동부측의 한 관계자는 “지금으로서는 답답한 심정 외에는 별 할 말이 없다”며 “현재 우리 모두는 부산항을 떠나려는 외국적선사의 부산항이탈을 범 정부차원에서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5일 이미 에버그린사로부터 선박의 피항을 통보 받은 적이 있었다” 며 “이를 현재 보류시켜 놓기는 했지만 이언 항만의 마비사태가 장기화되면 외국적 대형선사들의 피항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우리측은 고객의 애프터서비스 차원에서 다른 쪽에 선석을 알아봐 확보해 주고있는 실정이며, 자사의 손실을 감안해서라도 이 사태가 장기화될 시에는 하버크레인의 렌트까지도 생각하고 있다”고 덧 붙였다.
“그나마 감사하게 생각하는 것은 정부측의 대응이 예상보다는 빨리 이뤄지고 있는 것이며, 하루빨리 공단차원에서 크레인을 확보해 가져다주기를 희망한다” 며 “이런 모든 일이 연말안에만 마무리되더라도 본인은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컨테이너부두공단은 현재 비상대책반을 운영 조속한 시일 내에 신감만부두를 정상화시키기 위해 만전을 기울이고 있다. ‘컨’공단의 비상대책반의 한 관계자는 “지금으로서는 천재지변으로 인한 사고로 밖에는 볼 수 없다” 며 “폭풍이 오기전에 대비책으로 크레인을 모두 고정을 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사태가 생겨서 답답할 뿐이다”고 밝히고 “현재 ‘컨’ 공단에서는 국내외로 신규 제작된 크레인 및 중고 크레인을 섭외 중에 있으며, 지금 무너진 크레인에 관련해 보험사와 관련자들이 현재 조사중에 있으며, ‘컨’ 공단 측에서도 수일 내에 이를 연구용역을 주어 철저한 원인을 규명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컨’ 공단의 이런 원인규명은 향후에도 일어날지 모르는 이런 유사한 사고에 대해 철저히 사전에 대비해 나가겠다는 처사로 보인다. 지금현재 신감만부두의 동부컨테이너(주)의 올 컨테이너처리 목표치는 100만TEU를 목표로 해 상반기에 벌써 그 절반이 넘는 53만TEU를 처리한 바 있다. 이 수치는 크레인2개로만 처리한 양이어서 그 의미는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신감만부두 전체로 따지면 그 양은 300만TEU를 상위 하는 치수이므로 그에 따르는 피해는 감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자성대부두(허치슨부두)도 상황이 안좋기는 신감만부두와 다를 바 없다. 자성대부두는 12기의 크레인 가운데 2기가 완전 파손되고 3기는 궤도레일을 이탈하는 피해를 입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거의 전체가 마비상태에 들어간 신감만부두와는 달리 나머지 7기로 어느 정도는 들어오는 선박을 다른 터미널과 조율해 운영해 나간다면 100%는 안되겠지만 80% 이상은 회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지 자성대부두 관계자는 “지난 12일 이후 전 직원이 하루에 1-2시간 정도의 수면밖에는 취하지 못하고 풀 가동하고 있어 직원의 건강이 지금으로서는 가장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더욱 걱정이되는 점은 이들 두 부두 운영사와 해양수산부 등 관계기관들이 하역의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으나 현재로선 뾰족한 방안이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 부두의 하역 차질이 장기화하고 이로 인해 부산항을 이용하던 환적화물이 대거 중국 등 경쟁항만으로 이탈하는 사태가 가장 우려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사고를 수습하기 위해서는 당장 전복된 크레인을 철거하고 궤도를 이탈한 크레인을 원위치시켜야 하는데 기당 무게가 835-985t이나 되는 거대한 구조물이어서 철거하는 데만도 최소 40일 이상이 걸린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더욱이 지금 보험관계자와 연구진이 현장에 나와 사고경위를 조사하고 있는 중이어서 이 조사가 완전히 끝나는데도 일주일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진다.
더 큰 문제는 철거 후에 새로 투입할 크레인을 발주하더라도 제작하는데 10개월-1년 이상이 소요돼 그동안 대체할 크레인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자성대부두의 경우 같은 회사인 허치슨이 운영하는 감만부두의 4기 중 1기를 차출하고 광양항에서도 일부를 지원받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또 신감만부두는 내년 초 개장 예정인 광양항 2-2단계 3개 선석 투입을 위해 발주?제작 중인 3기의 갠트리 크레인을 이전 투입하는 방안과 외국의 중고 크레인 구입을 위해 외국 제작사의 여유 크레인을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부두별로 크레인의 궤도 너비와 전기배선 위치 등 제원이 서로 달라 부두에 꼭 맞는 것을 구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 부두 운영사 관계자의 말이다. 이는 사실상 신감만부두와 자성대부두는 부두시설 전부 또는 절반이 마비되는 처지에 놓이게 됨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자성대와 신감만부두를 이용하던 선사들이 부산항 기항을 거부하고 아예 중국이나 일본 등지에 우리나라의 수입화물과 환적화물을 하역하는 등 부산항 이탈 현상이 가속화할 우려가 높다.
추석연휴로 선박*인명 직접적 피해는 없어
그나마 다행으로 여겨지는 것은 폭풍이 지나가는 시점이 우리에게는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이였기 때문에 폭풍을 미리 예보 받은 국내외 선사들의 선박이 공해상에서 대기를 하거나 광양항 등로 피항을 했고, 부두의 이부들도 마침 장기휴일을 맞아 일손을 놓은 상태여서 현장에서 직접적으로 일하고있었던 인부들이 없어 부두에서의 인명피해는 피할 수 있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우리나라 국적선사의 하나인 현대상선의 경우 컨테이너 선박의 부산항 기항에는 아무 문제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대상선측은 지난 15일 부산항 일부 터미널 마비사태와 관련해 자사가 이용하고 있는 터미널에는 큰 피해가 없어 화물 반출입에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현대상선은 한국-중동항로를 운항하고 있는 2천200TEU급 컨테이너선 ‘현대퓨처’호가 지난 13일에 자성대 터미널에 접안해 작업 후 14일 정상 출항항 데 이어 한국-인도네시아간을 운항하고 있는 2천200TEU급 ‘현대브릿지’호도 우암터미널에서 정상 작업 후 지난 14일 출항한 것으로 전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화물 반출입에 아무 문제가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이번 태풍으로 자사는 전혀 피해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며 “특히 자성대와 감만터미널 운영하는 허치슨사는 자사가 주 고객이므로 우선적으로 제고해 주어 아무 불편이 따르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또 한진해운은 현재 부산에 감천, 감만 터미널과 광양에 광양터미널을 운영중에 있는데 두 곳 모두 폭풍에 미리 대비해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터미널을 일시폐쇄 해 크레인 파손 및 피해는 전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지난 14일 현재 부산*광양의 모든 한진터미널의 안전점검이 완료돼 정상 가동중이라고 밝혔다.
선박의 경우는 태풍에 대비해 지난 11일 한진 ‘포틀랜드’호 등 부산 기항선박 7척이 서해(산둥반도) 및 일본 지역으로 피항 조치했으나 당사 터미널의 별 피해가 발생하지 않아 지난 14일 한진‘포틀랜드’호, ‘오와타’호 등이 부산의 감만 및 감천 터미널에 접안해 정상작업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인도네시아를 운항하는 한진 ‘포항호’의 경우는 지난 15일 감천항 입항 후 정상작업을 바치고 같은날 저녁 9시에 출항한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한진측 터미널도 해일로 인해 컨테이너 야적장이 30센티미터 정도 침수됐다가 빠져 일부 컨테이너가 침수되었으나 이는 다른 지역의 피해 에 비하면 피해가 전혀 없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단 한진해운 관계자는 “자사의 선박 및 터미널 운영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다만 인근터미널 크레인의 피해로 수*출입에 차질이 우려되며, 국내항의 대외 신인도 하락으로 외국선사가 부산항을 기피하는 현상이 없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진해운은 당분간 태풍관련 비상상황실(서울 : 02-3782-1040, 1046)을 정상화가 되는 시점까지 계속 운영 할 예정이며 국내 화주들을 최대한 배려하고 화물의 안전 운송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할 예정이다
부산 중앙부두를 이용하는 범양상선의 경우는 중앙부두 앞의 유조선 침몰로 배의 입항에 약간의 어려움을 겪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특히 마산항 대한통운 컨테이너 야드에 쌓아두었던 컨테이너 50TEU가 물에 침수돼 현장 범양상선 법무팀에서 현장에 내려가 그 진위를 파악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해운 관계자는 “별 다른 선박의 피해는 전혀 없다”고 밝히고 “다만 자사는 신감만과 자성대부두를 다 이용해 왔으나 부득이하게 자성대만을 이용해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외의 다른 선사들도 약간씩의 피해아닌 피해는 입었지만 별다른 큰 피해를 입은 선사는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우려가 되는 점은 해양부는 브리핑과 방송보도를 통해 별 차질이 없이 모든일이 순탄하게 돼 가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으나, 부산 현지의 해운 관계자는 마치 전쟁을 치르고 난 후 같은 느낌이며, 보도와 현실이 약간은 상반되어 가는 점을 강하게 불만으로 표명했다.
박상준 기자/sjp5680@ktpres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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