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퍼스저널 이영종 기자] 3월, 비가 주적주적 내리던 어느 날. OOO 회사의 주주총회가 열렸다. 강당에 모인 사람들은 대략 100여명. 어느 평범한 주주총회 자리처럼 국민의례가 열렸고, 대표이사의 인사말이 있었다. 그리고 회계보고를 진행하고 감사보고 후 사건이 일어났다.
“(주주)의장, 의장. 이 회사가 다른 회사 어디에 몇 퍼센트 지분을 투자하고 있는지 밝혀야 하는 것 아닙니까?”
“(사회자)OO페이지 보면 나와 있습니다. 근데 당신 다른 주총장에서도 행패 부린다고 소문났어”
“(주주)내가 주주인데 당연히 알 권리 있는 것 아니야? 당신이 뭔데 나한테 이러는거야?”
“(의장)진정하시고, 나중에 제 사무실로 찾아오시면 상세하게 알려드리겠습니다”
“(직원)저 사람 끌어내”
그리고 백발의 주주는 5~6명의 당사 직원들에게 끌려 주주총회 자리에서 쫓겨났다. 주주총회 자리에서 나간 뒤, 문 밖에서도 소란은 이어졌다. 다시 주총장에 들어가야 한다는 주주와 그를 막는 직원들 간의 몸싸움은 계속 이어졌다. 결군엔 경찰들까지 출동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사회자의 말을 들으면 저 주주는 다른 행사장에서도 주주총회 진행을 방해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그래서 그 사회자는 사전에 그 소식을 듣고 그 주주를 주시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마침 기다렸다는 듯 주주의 발언이 시작되자 사회자는 주주의 건의를 무시하고 마이크를 뺏고, 주주를 무력으로 끌어내는데 성공했다.
대부분의 주총 자리가 그러하듯 당사 직원들도 자리에 있었고, 일반 주주들도 자리에 있었다. 일반 주주라고 자신을 밝힌 한 남성은 “제가 몇 년 동안 주총자리에 참석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 본다. 회사를 운영하는데 있어 엄연한 주주의 의견을 들어야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발언을 했다. 사회자는 또 다시 “다른 주총에서도 이랬다는 소리를 들어서 사전에 방지한 것이다”라는 대답을 했다.
정말 흔한 주주총회의 자리였다. 뭐 그 주주가 다른 곳에서 그랬다는 사회자의 말을 들어보면 다른 주주총회에서도 본 기자가 보았던 장면들이 수도 없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
하지만 한 회사의 주식을 매매를 통한 자금을 가지고 운영하는 회사는 주주의 의견을 경청할 필요가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그 주주가 의사진행을 방해할 목적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무력을 사용해 백발의 노인을 끌어내는 것은 많은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기 충분했다.
마치 채팅을 하다 다른 채팅방에서도 그러했다는 전적이 있다는 이유로 말 시작하자마자 강퇴를 당한 경우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