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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

해상운임 상승 직격탄…수출기업 물류비 부담에 채산성 악화

부산항 전경. [사진=부산항만공사]


중동 전쟁 이후 국제유가와 해상운임 상승이 국내 수출기업의 수익성을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운임과 원가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기업이 대부분을 차지하면서 물류비 부담이 기업 실적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무역협회가 26일 발표한 '상반기 유가 변동에 따른 수출 물류 애로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내 수출 제조기업 219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83.1%가 올해 상반기 가장 큰 물류 애로 요인으로 '운임 상승'을 꼽았다.

 

이번 조사 결과는 중동 지역 정세 불안 이후 해상운임 상승이 국내 수출기업의 물류 부담을 크게 높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해상운임 상승과 함께 원자재 조달 비용 증가까지 겹치면서 기업들의 채산성 악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글로벌 컨테이너 운임을 대표하는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24일 기준 3062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중동 전쟁 이전인 2월 말 1333포인트와 비교해 약 2.3배 상승한 수준이며, 지난해 최고치였던 2240포인트보다도 약 37% 높은 수치다. SCFI는 상하이에서 출항하는 주요 글로벌 컨테이너 항로의 현물 운임을 반영하는 대표적인 운임 지표로, 국제 해상운임 시장의 흐름을 가늠하는 기준으로 활용된다.

 

운임 상승과 함께 원자재 및 부품 조달 비용 증가도 기업 부담을 키우고 있다. 응답 기업의 56.6%는 원자재·부품 조달비 상승을 주요 애로 사항으로 지목했다. 운송비와 조달비가 동시에 오르면서 수출 제조기업의 원가 부담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비용 증가를 제품 판매가격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조사 결과 응답 기업의 78.1%는 물류비와 원가 상승분 가운데 판매가격에 반영한 비중이 20% 미만이라고 답했다. 특히 전체 기업의 32.9%는 비용 증가분을 판매가격에 전혀 반영하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반면 물류비 증가분의 80% 이상을 제품 가격에 반영했다고 답한 기업은 5.5%에 불과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과 거래처와의 계약 조건 등으로 인해 가격 인상이 쉽지 않은 현실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결국 상당수 기업은 늘어난 물류비를 자체적으로 흡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으며, 이는 영업이익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응답 기업의 85.9%는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률이 지난해보다 하락했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39.3%는 영업이익률이 3~5%포인트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지난해 국내 중소 제조업 평균 영업이익률이 4.6% 수준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물류비 증가가 기업 수익성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는 분석이다.

 

운임 상승은 선사 입장에서는 실적 개선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화주인 수출기업에는 물류비 부담 증가로 이어져 채산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운임 상승 국면에서는 이 같은 화주와 선사 간 이해관계의 차이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기업들의 물류비 부담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국무역협회는 국제유가가 전쟁 직후와 비교해 다소 안정됐지만 기업 부담은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상반기 유가 상승분이 시차를 두고 운임에 반영되는 데다 7월 해상 유류할증료 인상에 이어 8월에는 국내 컨테이너 내륙운송비도 오를 예정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동 지역 물류 불확실성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코트라는 중동 지역 해상 물류 여건이 아직 정상화되지 않은 상황으로 보고 있으며, 중동 지역 항만 운영 현황과 우회 운송 경로 정보를 수출기업에 제공하는 한편 국제 운송비와 현지 내륙 운송비 지원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석유화학과 식품·농수산물 등 물류비 비중이 높은 업종은 운임 상승 영향을 상대적으로 크게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가격 인상 여력이 제한적인 업종 특성상 물류비 증가가 수익성 악화로 직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한국무역협회는 중동 정세가 다시 악화될 경우 해운과 항공, 내륙운송 전반에서 물류비 상승 압력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관계 부처와 협력을 통해 중소 수출기업의 물류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지원 방안을 지속적으로 마련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한재완 한국무역협회 물류서비스실장은 "누적된 유가 상승과 운임 부담을 제품 가격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면서 석유화학과 식품·농수산물 등 물류비 비중이 높은 업종을 중심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관계 부처와 협력해 중소 수출기업의 물류비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지원 방안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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