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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

호르무즈 해협 긴장 재고조…국내 해운업계 통항 리스크 확대

이란 반다르 아바스 인근 호르무즈 해협에 화물선들이 정박해 있다. [사진=AP통신]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서 세계 에너지 수송의 핵심 항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제한 방침을 발표한 가운데 미국이 이란 내 군사시설을 추가 공습하면서 중동 정세가 다시 악화되는 양상을 보이자 국내 해운업계도 선박 안전과 운항 계획을 재점검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13일 해운업계와 정부 등에 따르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12(현지시간) 별도 통보가 있을 때까지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제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미국은 이란 내 군사시설을 대상으로 추가 공습을 실시하면서 양국 간 군사적 대치가 다시 격화되고 있다.

 

다만 이란의 통항 제한 발표 이후에도 일부 선박의 운항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실제 통항 상황은 유동적인 상태다. 업계는 향후 군사 충돌 확대 여부에 따라 해협의 통항 여건이 급변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 산유국의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가 아시아와 유럽으로 운송되는 세계 최대 에너지 수송로 가운데 하나다.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중동산 원유 역시 대부분 이 해협을 통과하는 만큼 통항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국내 해운·에너지 산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해양수산부 등에 따르면 현재 호르무즈 해협 안쪽에는 국내 선박 2척이 남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가운데 HMM 컨테이너선 '나무호'는 지난 5월 초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공격을 받아 선체 일부가 손상된 뒤 두바이에서 수리를 진행해 왔다. 관련 업계에서는 나무호가 이달 중 출항을 준비해온 것으로 전해졌지만, 향후 해협의 통항 여건 변화에 따라 일정이 변동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내 선사들 역시 중동 정세 변화와 항행 안전 정보를 지속적으로 확인하며 선박 운항 상황을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무엇보다 통항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을 출입하는 선박들이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전략적 해상 교통로인 만큼 통항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선박들은 안전한 통항 시점을 기다리거나 입·출항 일정을 조정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체선과 항차 지연이 발생하고 선박 회전율과 선복 운영 효율이 떨어질 경우 글로벌 공급망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운항 비용 증가도 부담 요인이다.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된 이후 위험해역을 운항하는 선박에 부과되는 추가 전쟁위험보험료(War Risk Premium)가 큰 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선원 안전 확보를 위한 추가 비용과 운항 리스크 관리 비용 등이 더해질 경우 선사들의 운항 원가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유가 역시 주요 변수로 꼽힌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국제유가 상승 압력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선박 연료비와 벙커유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실제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은 선종과 운항 계약 구조, 유류비 부담 주체 등에 따라 차이가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유조선 시장도 복합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운항 위험 증가와 선박 대기시간 확대는 운임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실제 원유 수출 물량이 감소할 경우 화물 수요가 줄어드는 상반된 효과도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컨테이너선 시장은 운항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연료비와 보험료 부담 증가가 원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정부도 중동 정세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긴급 점검에 나섰다. 산업통상부는 13일 문신학 차관 주재로 원유 수급 상황 긴급 점검회의를 열고 정유업계와 해운업계, 한국석유공사 등 관계기관과 함께 유조선 통항 상황과 원유 도입 현황, 대응 방안을 점검했다.

 

정부는 국내 정유업계가 확보한 7~8월 원유 도입 예정 물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도입량을 웃도는 수준이어서 단기적인 원유 수급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중동 정세가 장기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업계와 실시간 소통체계를 유지하고 원유 수급 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하는 한편, 대체 도입 물량 확보 방안도 병행 검토하기로 했다.

 

문신학 산업통상부 차관은 "정부와 정유·해운업계가 긴밀히 소통하며 국민 생활에 불안이 없도록 수급 동향을 철저히 모니터링해 달라" "중동 정세 불안정이 상시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원유 도입선 다변화 등 우리 석유산업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해운업계는 당분간 미국과 이란의 추가 군사 대응과 호르무즈 해협의 실제 통항 상황을 가장 중요한 변수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공급 차질이 현실화한 것은 아니지만 미국과 이란의 추가 군사 대응에 따라 상황이 급변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운항과 수급 상황을 면밀히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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