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1일 오만 무산담에서 바라본 호르무즈 해협에 선박들이 정박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이 진전을 보이면서 글로벌 해운업계의 최대 불안 요인으로 꼽혀온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 정상화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수개월간 이어진 군사적 긴장으로 에너지 수송과 선박 운항에 차질이 발생했던 만큼 해운업계는 통항 재개가 현실화될
경우 운항 정상화와 물류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5일 외신과 해운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이 종전 협상 타결을 위한 막바지 조율에 들어가면서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양측이 최종 합의에 도달할 경우 지난 2월
말 이후 사실상 제한됐던 해협 통항이 단계적으로 정상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및 LNG 해상 수송의 핵심 항로로 꼽힌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이라크 등 주요 산유국의 원유 수출 물량과 카타르 LNG 수출 물량 대부분이 이 해협을
통과한다. 해협 통항이 제한되면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은 물론 해운시장 전반에 상당한 부담이 발생했다.
특히 유조선과 LNG운반선 시장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 전쟁 위험이 확대되면서
중동 지역을 운항하는 선박에 대한 전쟁위험보험료(War Risk Premium)가 급등했고, 일부 선박은 운항을 연기하거나 대기 상태에 들어갔다. 선주와 용선주들은
선박 안전 확보를 위해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했으며 운항 스케줄에도 차질이 발생했다.
국내 해운업계
역시 영향을 받았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는 한국 관련 선박
24척과 한국인 선원 139명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선박은 안전 확보를 위해 대기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통항 재개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해운업계는
통항이 정상화될 경우 가장 먼저 에너지 수송 부문의 회복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원유와 LNG 운송이 정상 궤도에 오르면 중동발 에너지 물류 흐름이 안정되면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도 완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선종별로는 VLCC(초대형원유운반선) 시장의 회복이 가장 주목된다. 중동 산유국의 원유 수출이 정상화되면 걸프만-아시아 항로를 중심으로
선박 운항이 재개되면서 적체된 물동량 해소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LNG선 시장 역시 카타르의 LNG 수출 정상화 여부에 따라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수개월간 LNG 공급 차질 우려로 변동성이
확대됐던 시장은 통항 재개 이후 점진적인 안정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제기된다.
컨테이너선
시장에서는 중동 서비스를 운영하는 글로벌 선사들의 운항 정상화가 기대된다. 항만 체선과 선박 대기 시간이
줄어들 경우 서비스 신뢰도가 개선되고 선복 운영 효율성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운반선(PCTC)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중동은 국내 완성차
업계의 주요 수출 시장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만큼 자동차 물류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 대기 중인 현대글로비스 소속 자동차운반선의 운항 재개 여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운임시장도
변화를 맞을 가능성이 있다. 업계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정상화될 경우 최근 상승 압력을 받아온
중동 관련 탱커 운임과 전쟁위험 할증료가 점진적으로 안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전쟁 기간 동안
누적된 선박 적체와 항만 혼잡이 해소되기까지는 일정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정상화까지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해협 내 안전 확보가 가장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군사 충돌 과정에서 설치된 기뢰 제거 작업과 항행 안전 점검이 완료돼야 선사들이 본격적으로 운항을 재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장기간
대기 중이던 선박들이 한꺼번에 운항을 재개할 경우 일시적인 병목현상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일부 선사들은 해사당국과 각국 해군의 안전 공지가 발표될 때까지 신중한 입장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시장
역시 즉각적인 정상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국제 보험업계가 중동 해역에 대한 위험 평가를 낮추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보험업계의 전쟁위험 해역 지정 여부와 위험도 재평가 결과가 향후 운항
비용 정상화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종전 협상이 최종 타결되고 해협 안전이 확보될 경우 선박 운항 정상화에 긍정적인 전환점이
될 수 있다”며 “다만 선사 입장에서는 기뢰 제거 상황과
보험료 수준, 항행 안전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하는 만큼 시장 정상화는 단계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향후 미국과 이란 간 후속 협상 진행 상황과 해사당국의 안전 조치, 보험업계의 위험도 재평가 결과가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 속도를 결정할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